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은 2020년 개봉한 이종필 감독의 영화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손익 분기점인 155만 명을 조금 넘긴 15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습니다. 고졸 출신의 말단 여직원들이 회사의 비리를 접하고 이를 바로 잡는 과정을 다룬 영화로 실제 사건인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내용요약
삼진전자에 일하는 자영(고아성)은 실무 능력은 누구보다도 탁월합니다. 그러나 다른 고졸 출신 사원들처럼 커피 빨리 타기, 직원들의 구두 찾아오기 등의 허드렛일이 그의 중요한 업무 이기도 합니다. 마케팅부의 유나(이솜)는 돌려 말하는 법 없이 뼈 때리는 돌직구 멘트를 잘합니다. 추리 소설 마니아로 누구 보다 아이디어가 넘치지만, 고졸 사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디어를 빼앗기기 일쑤죠. 역시 고졸 출신인 회계부의 보람(박혜수)도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으로 누구 보다 숫자에 있어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가 그의 주 업무입니다. 이런 그들이 어느 날 '고졸 출신도 토익 600점만 넘기면 대리가 될 수 있다'는 회사의 공지를 보고 영어 공부를 위해 한 '영어 토익반'에 모이게 됩니다. 자영은 도로시, 유나는 미셀, 보람은 실비라를 영어 이름도 짓고 각자 '대리'를 꿈꾸며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태영 상무가 공장에서 본사로 발령을 받아 오게 됩니다. 오상무 짐을 챙겨 오기 위해 공장에 간 자영은 오상무 사무실 어항의 금붕어 한 마리를 근처 하천에 놓아 주려다가 공장에서 폐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를 회사에 알리고 회사에서도 발 빠르게 대처하여, 주민들에 대한 보상등을 하며 일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할 무렵, 폐수 방류에 의한 피해가 처음 생각 했던 것보다 엄청난 규모이며, 회사는 조직적으로 이를 축소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영, 유나, 보람이 백방의 노력을 하며, 이 일을 누가 꾸몄는지 하나씩 파해치기 시작 합니다. 과연 그들은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지. 힘없는 말단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진행됩니다.
1995년, 영화의 배경
이 영화의 배경은 1995년입니다. 우연히도 제가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한 시점도 1995년이었네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그 당시만 해도 회사라는 곳 자체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곳이었습니다. 능력과 상관없이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리고 학벌이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차별이 있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임원'과 '부장님' 자리에는 '크리스털 재떨이'가 놓여 있었고, 가끔 그 재떨이가 사무실을 날아다니기도 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한참 급격하게 바뀌던 그런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S그룹의 이모 회장님이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을 했던 때도 그즈음이었죠. 이 영화는 그러한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잘 고증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중간중간 나오는 간판이나 과자 포장등을 지적하며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말들도 있긴 하지만, 그게 영화의 큰 흐름이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1991년에 있었던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 보려 합니다. 고아성 배우가 연기한 자영은 영화에서 고졸 출신으로 실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인정을 받지 못하며, 토익 600점을 넘겨 당당한 대리 커리어 우먼을 꿈꾸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이 자영의 모델이 된 분이 민주 노총 화섬식품 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임종린 지회장이라고 하는데요, 파리바게뜨 협력업체에 입사하여 가맹점에서 제빵사로 일을 하던 중 임금 꺾기를 당한 뒤 이러한 불합리를 고발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한 인물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SPC 사태 때 SPC 측의 부당 노동행위 사과등을 요구하며 53일간 단식을 하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페놀방류 사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입니다. 낙동강 페놀 방류/유출 사건은 1991년 두산, 2008년 코오롱 두 차례 발생 하였는데요, 영화의 배경이 1995년이므로 이 영화의 모티브는 1991년 두산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991년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공업단지의 두산전자에서 3월 14일에 페놀 30톤이, 4월 22일에 페놀 1.3톤이 각각 낙동강으로 유출 되게 됩니다. 유출의 원인은 페놀원액 저장 탱크와 페놀수지 생산라인으로 이어지는 파이프가 파손되면 발생했다고 합니다. 당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대구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취수장에서 원인 규명 없이 악취를 없애기 위해 다량의 염소 소독제를 투입하였는데, 페놀은 염소와 반응할 때 더 독성이 강해지는 특성이 있었기에 이로 인해 수돗물의 오염이 더욱 심해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페놀이 낙동강을 타고 흐르며 밀양과 함양 그리고 부산에 까지 검출되어 낙동강 일대가 페놀로 오염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시 두산은 고작 조업정지 30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고 그나마 수출 경제 타격이라는 핑계로 20일 만에 조업정지도 해제되었으나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유출이 일어나며 공무원 7명과 두산전자 관계자 6명 등 13명이 구속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높이게 되었으며 아니러니 하게도 이 이후 생수 시장과 정수기 사업이 급속히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비해 환경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많아져서 다행 입니다만, 최근에도 비가 오는 날에 종종 들려오는 오수, 폐수 방류에 대한 뉴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지금까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와 배경 그리고 이 영화의 모티브였던 페놀 방류 사건에 대해 한번 되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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