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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와 만화책 그리고 농구 이야기.

by 병헤는 밤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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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슬램덩크. 원제는 'The First SLAM DUNK'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슬램덩크'를 극장판으로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1월 4일 국내 개봉한 이래 2월 25일 현재 약 35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슬램덩크의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각본과 감독을 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의 내용과 감상평 그리고 예전 농구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원작. 만화책 슬램덩크.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그리고 개봉초기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90년대 초중반 발매 되었던 만화책이 원작입니다. 지금 와서 다시 확인해 보니 1990년부터 1996년 사이 일본에서 '주간소년점프'라는 만화 잡지에 연재가 되었었고, 1억 7천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하네요. 단행본은 모두 31권으로 되어 있고, 24권짜리 '완전판'으로 다시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소년챔프'라는 만화 잡지로 소개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소년챔프 95년 42호. 우측하단에 '슬램덩크'도 보인다.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슬램덩크가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1990년대 중반, 농구는 야구를 능가하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였고 대학농구와 농구대잔치가 열렸던 잠실학생체육관에는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었죠. 이러한 농구의 인기를 업고 만화 슬램덩크도 당시의 중고생 그리고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인기를 얻었고, 빨간 머리의 강백호와 그의 '왼손은 거들뿐'이라는 대사는 정말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농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알 정도 였습니다. 싸움만 일삼던 말썽꾸러기 강백호가 귀여운 소녀 소연에 반해서 얼떨결에 농구선수가 된 후에 여러 멤버들과의 갈등과 이를 극복하고 정상에 도전하는 내용이 주된 줄거리였는데, 강백호의 코믹한 캐릭터와 승패를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농구 경기들이 겹쳐지며 많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내용 그리고 감상평

만화책 슬램덩크가 2022년12월 일본에서 개봉을 했고, 우리나라에는 1월 초 개봉을 하였습니다. 포털에서의 평점도 8점 이상으로 훌륭했고, 여러 SNS를 통해 접했던 슬램덩크는 정말 재미있고, 볼만하고, 아바타 2 보다도 낫다는 평등. 호평 일생이었습니다. 그런 슬램덩크를 이번 주말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극장에는 자막판과 더빙판 두개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는데, '영화는 자막'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던 저는 당연히 자막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도중 '차라리 더빙을 볼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만화에의 극 중의 주인공 이름들이 너무도 강렬했었기 때문에 자막판에서도 그 이름들을 버릴 수 없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대사와 화면과 자막이 뭔가 계속 어그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슬램덩크에 환호하는 많은 분들이 이해가 가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영화 중간중간 계속 자다가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영화는 송태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가 어떻게 이런 농구 선수가 되었는지, 어떻게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한 회상과 경기가 반복되는 구조였는데, 박진감 넘치는 농구 경기신에서는 그나마 집중을 하다가 회상신으로 들어가면 긴장에 풀리며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졸아 버리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강백호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조라면, 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송태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영화의 초반에 조그만 꼬마 아이가 자신보다 머리가 몇 개는 더 있는 것 같은 큰 사내와 같이 농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 이이는 송태섭, 그리고 같이 농구를 하던 사내는 송태섭의 형이었죠. 농구를 좋아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농구 선수였던 형에게는 한참 못 미쳤던 그는 형과 1대 1 농구를 하며 농구 실력을 키우고자 합니다. 어느 날 친구들과의 낚시 약속을 깜빡한 태섭의 형이 농구 연습을 하던 도중 친구들을 따라 배낚시를 떠나게 되고 그렇게 자신을 두고 친구들과 놀러 가는 형이 마냥 야속했던 어린 태섭은 '형 미워! 다신 돌아오지 마!'라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정말로 형은 사고를 당해 돌아올 수 없게 되죠. 형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그리고 농구를 할 때마다 '영, 형보다 못하네'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몇 번이나 태섭은 상처받게 되고, 그런 그를 지켜보는 엄마와 여동생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더 퍼스트 슬랭덩크는 이런 태섭이 북산의 다른 멤버들. 강백호,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과 함께 고교 최고의 팀인 산왕공고와 벌이는 승부를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그 시절, 농구 이야기.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 보았는데요. 이제 90년대 중반 농구 이야기를 잠깐 해 볼까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그 당시는 농구는 야구 보다도 훨씬 인기가 있었고 스타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농구를 더 좋아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야구팬 여러분께는 죄송.) 80년대 삼성의 컴퓨터 슈터 김현준과 현대의 슛도사 이충희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인기몰이를 시작했던 농구는 83년 '점보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하게 되고 84년부터는 '농구대잔치'로 이름을 바꿔 계속됩니다. 삼성과 현대가 양분하던 남자농구 판도에 '허재, 김유택, 한기범'의 중앙대가 끼어들게 되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이 중앙대의 3인방에 역시 중앙대 출신의 '강동희', 그리고 연세대 출신의 '유재학'까지 쓸어 모은 기아자동차가 88~89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하며 이른바 기아 왕조가 시작되게 됩니다. 그 이후 대학 농구팀의 실력이 급상승하면서 농구대잔치는 더 인기를 끌게 됩니다. 기존엔 중앙대학교 정도가 실업팀을 위협하는 정도였으나 중앙대 이외에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의 연세대, 현주엽, 전희철, 양희승의 고려대까지 가세하면서 대학팀들이 정상을 노리게 되고, 93~94 농구대잔치에서 결국 연세대가 실업팀들을 꺾고 정상에 오르게 되기도 합니다. 연세대가 우승했을때 소녀팬들이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던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주제가를 떼창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가 농구의 인기가 최고에 달하고 농구선수들이 스포츠 스타로 웬만한 아이돌 스타 보다도 유명세를 타던 시절이었죠. 그 당시 사실 저는 중앙대 팬으로 농구 경기를 보러 많이 다녔었는데, 연세대를 응원하던 많은 소녀팬들이 무척 얄미웠던 기억이 납니다. 93~94 농구대잔치에서 중앙대가 기아자동차를 꺾고 4강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었는데, 4강에서 상무에 아쉽게 패하며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무척 아쉬웠었습니다. 만약 중앙대가 결승이 올라갔다면 농구대잔치 결승이 연세대 vs 중앙대 대학팀들 간의 경기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되었겠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대학팀들 간의 경기는 객관적인 전력 이외의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우승팀이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나는 건 중앙대 vs 기아자동차 경기가 있던 날 경기장에 갔었는데 마침 그날 드라마 '마지막 승부' 녹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덩크슛'을 할 때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었는데 그날 알 수었습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갑자기 농구대가 낮아지더니, 그 낮아진 농구대에 덩크슛을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1993년~1996년 사이 한참 농구경기 관람을 많이 갔었는데, 그때 경기장에서 구입했던 소책자 사진을 한번 올려 봅니다.

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 책자
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 책자

분명히 돈주고 구입을 했을 텐데 당시 얼마를 줬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책자 내부에 모든 선수들의 프로필과 사진이 들어 있는데, 사진들이 좀 촌스럽기도 하고 선수들의 생년월일이 다 나와 있어서 올리진 않겠습니다. 비록 슬램덩크를 보며 저는 잠을 참을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오래된 추억을 꺼내어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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